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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51, 시간의 축

작성자 커피 리브레(ip:)

작성일 2022-12-19 16:19:19

조회 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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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MONTHLY LIBRE

January 2023 







ISSUE #51

 시간의 축







새해의 달력을 걸며



새해를 맞이하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아마도 시간의 축, 달력을 장만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고요한 기운이 깃든 평화의 땅 미얀마에는 모두가 7요일을 세는 시대에 8요일을 세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수요일을 반으로 나눠 오전과 오후, 8요일을 만들었다고 해요. 같은 시간의 축을 공유하며 믿음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같은 달력을 공유한다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의 시간의 축은 무엇인가요? 매월 발행하는 월간 리브레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존재가 되길 꿈꿔봅니다. 2023년 첫 번째 월간 리브레는 커피 리브레의 중요한 시간의 축이라 할 수 있는 생두 파트를 담당하는 김효진 팀장님 인터뷰와 멀지만 가까운, 인도 아라쿠로 날아간 권민정 콘텐츠 팀원의 생생한 생두 수확기를 담았습니다. 2023년의 시작. 함께 열어볼까요?






이달의 탐구 주제: 인도 아라쿠 수확 현장



아라쿠 곳곳에서 빨간 트럭이 보인다면 커피 수확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어요. 설날의 까치처럼 반가운 소식을 몰고 오는 빨간 트럭은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맞춰 운행됩니다. 천 개 이상의 마을을 전부 방문하려면 부지런히 달릴 수밖에 없는데요. 심지어 어떤 마을은 여러 번에 나눠 방문해야 하죠. 농부들이 커피 체리를 한 번에 따지 않고 잘 익은 것을 선별해서 수확하기 때문입니다. 총 5~6회에 걸쳐 수확한 체리는 무게와 생산자 정보를 기록한 이름표를 달고 가공소로 향합니다. 수확 시기에 제일 바쁜 곳은 아마도 가공소일 텐데요. 빨간 트럭이 체리를 싣고 오는 기간에는 24시간 운영될 만큼 분주히 돌아갑니다. 커피 체리가 도착하면 한 쪽에서 수확량을 기록하고 다른 편에선 농부가 소속된 카테고리 별로 다시 분류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후엔 가공 방식에 따라 드라잉 베드로 옮기거나 펄핑(과육 제거)과 세척을 진행합니다. 건조 중인 파치먼트는 수분율 10~20%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매일 측정하고 관리한답니다.










아라쿠 이야기



그럼 일찍 수확을 끝낸 농부들은 무얼 하며 지낼까요? 농사일은 한시도 쉴 수 없다는 말처럼 농부들은 수확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매일 정해진 일과를 성실하게 수행합니다. 집집마다 걸려있는 달력이 그날 해야 하는 작업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신기한 건 음력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는 거예요!  아라쿠의 농사 달력은 지역의 문맹률을 감안해 도형과 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삼각형(▲)은 커피 나무 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뜻하고 역삼각형(▼)은 땅에 투여되는 작업을 의미하죠. 두 작업 시기를 나누는 기준도 다름 아닌 달의 주기입니다.

달이 기우는 시기에는 땅에 인력이 작용하기에 퇴비를 뿌리는 등의 작업을 하고, 달이 차오르는 기간엔 상승 작용을 염두에 두고 가지 치기나 잎에 영양을 공급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문득 오래 전 우리 조상들이 하루를 사는 방식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을 충실히 살다 보면 어느새 커피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농장은 또 한 번의 수확기를 맞게 되죠.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본연에 충실한 아라쿠의 커피 재배 방식은 아라쿠 커피를 특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유기농 퇴비



아라쿠 커피는 100% 유기농으로 재배됩니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유기농 인증도 획득했어요! 아라쿠에선 비료도 화학 재료를 쓰지 않고 건초와 돌 가루, 커피 과육을 발효시켜 만든 퇴비를 사용합니다. 유기농 퇴비가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고 커피 나무의 저항성을 높이기 때문이죠. 아라쿠 농부들은 커피 나무를 돌보는 것만큼 토양과 퇴비에도 많은 정성을 기울입니다. 숲 생태계를 돌보는 일이 높은 품질의 커피를 수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서요. 아라쿠에 머무는 동안 커피와 토양, 더 나아가 자연과 마을 생태계 전반을 두루 살피고자 하는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지속가능한 커피와 삶을 위해 아라쿠는 자신만의 길을 만들며 변화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아라쿠 여학생 방과후학교



리브레가 아라쿠와 맺은 특별한 인연은 커피 말고도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여학생 방과후학교(Naandi Kali)입니다. 난디 재단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학교는 조혼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되었어요. 하교 후에 안전하게 머물 공간이 부족했던 여학생들은 종종 부모의 강요로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해야 했고 빈곤 지역일수록 조혼이 관습화되어 있었죠. 결혼 후엔 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점이 아동들을 더욱 사각지대에 놓이게 했습니다. 여학생들의 안전과 배움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시작된 방과후학교는 빈곤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 중입니다. 방과후학교라고 해서 느슨하게 다닐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 출결 관리가 매우 꼼꼼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답니다. 하루라도 무단결석이 발생하면 담당 교사가 연락을 취해 아동의 상태를 확인하고,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가정을 방문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었죠. 분기마다 학부모 간담회도 이루어지고요. 커피 리브레는 지난 10년 간 아라쿠 방과후학교의 여학생들을 후원해왔는데요. 십 년 전 30명으로 시작한 후원은 어느덧 43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아라쿠 농부들이 보여준 지속가능한 커피와 삶의 방식에 공감하며 오랜 시간 후원을 이어오고 있어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듯 커피로 연결된 우리가 아라쿠 아동들의 건강한 삶을 바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브레 사람들: 생두 파트 김효진 팀장



다양한 산지에서 들어오는 생두야말로 커피 회사의 시계의 톱니바퀴들이 아닐까합니다.
수 백개의 생두 품목의 입출고를 체크하고 각 부서에서 빠짐없이 업무가 흘러갈 수 있게 일정과 정보를 공유하고, 상품 판매 관련 CS를 함께 
챙기는 효진 팀장님의 새해의 시작이 궁금해졌습니다. 커피 리브레 효진팀장님과 함께하는 리브레 사람들 인터뷰! 함께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5년 가까이 리브레 공장에서 근무하다, 커피 리브레에 다시 입사한 CS팀의 중고막내J 김효진이라고 합니다😊
이제 곧 일년이 다 되어가네요.
 





팀장님의 하루 일과, 전반적인 업무가 궁금합니다.
저는 주로 생두 파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창 뉴크롭이 쏟아질 시즌에는 통관이 끝난 원두 리스트와 각 산지와 유통처에서 온 
메일을 확인하는 작업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홈페이지에 품절이 걸린 생두들은 없는지 살피고, 재고가 부족한 생두들을 체크하여 파주 
곳간이 비지 않도록 입출고 스케줄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카카오채널톡과 전화 그리고 이메일함으로 들어온 여러 문의에 답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수 백 가지의 생두들이 입고되다 보니 그에 따른 생두 문의도 다양합니다. 배송 문의부터 생두 추천 상담까지! 
아마 저희 리브레를 애용해주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제 목소리를 들어보셨으리라 조심스레 예상합니다.


CS팀은 매순간 시시각각 다른 대응을 해야하는데, 팀원들과 소통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팀원들 자랑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저희 팀원들은 일 욕심이 많아서 일을 드리면 드릴수록 진심으로 행복해하시는 분들입니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정말입니다!) 문의 채널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들어오는 문의에 신속하고 원활하게 대응을 해줍니다. 간혹 혼자 처리하기 어렵다 싶은 문의는 같이 모여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의 답변 글을 보며 참고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톤앤매너를 맞춰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두 일정과 스케쥴을 관리 그리고 CS까지! 말만 들어도 너무 광활해보이는데요. 
우선 생두 입고 일정과 판매 스케쥴링은 보통 어떻게 진행되나요?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저희 생두 입고 시즌은 산지 수확 일정에 맞추어 대략 정해져 있었어요. 보통 이르면 3~4월부터 시작해, 
본격적으로 생두가 쏟아지는 뜨거운 여름을 지나고 나면,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 때 즈음엔 잠깐 숨 돌릴 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에는 정말 열두 달 내내 뉴크롭이 들어왔고, 마지막 뉴크롭을 맞이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상황에 금방 또 브라질 뉴크롭 
입항 소식을 전달받았습니다.🤣 
(깨알 정보①) 2023년 올해 첫 뉴크롭은 브라질 마이크로 랏입니다! 곧 커피리브레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

2022년 한 해는 코로나 여파와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으로 인해 물류 흐름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고, 저희 생두 입고 일정에도 잦은 차질을 
빚었습니다. 역시나 모든 일에는 변수가 존재하고, 혼자 의지만으론 물 흐르듯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한 해였습니다. 
2023년에는 조금 더 원활한 흐름 속에서 좋은 품질의 생두 입고 소식을 더 정확하게 전달드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깨알 정보②)보통 저희 생두 입고 일정 공지를 드릴 때는 부산 입항 일을 기준으로 안내를 드리는데, 입항 후 수입 신고와 같은 통관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로 홈페이지에서 구매하시는 데까지는 넉넉하게 2-3주 정도 더 소요된다는 점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될 때는 언제일까요?
아무래도 저희 리브레를 애정해 주시는 고객님들과 상담을 많이 하다 보니, 추천해 드리는 생두가 만족스러우셨을 때, 더 나아가 커피 리브레 
생두는 믿고 구매하신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번 호 주제가 “시간의 축”입니다.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 혹은 리추얼이 있을까요?
아침에 출근하면 브루잉 커피 한잔 내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커피 리브레는 매주 다른 싱글 오리진 커피가 7~8가지를 선보이고 있기에, 일주일 동안 하루 한 잔씩 매번 다른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데요,
(물론 하루에 한 잔만 마시진 않습니다ㅎㅎ) 제 나름대로 그날의 기분과 상황에 어울리는 커피를 선택하고 내린 후, 팀원들과 함께 나눠 마시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리추얼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2023년 세운 목표가 있을까요?
‘건강한 체력’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지 벌써 N년차가 되었지만, 완벽하게 목표 달성을 한 해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ㅎㅎ
근로자로서도, 개인적으로도 무슨 일이든 체력이 필수 요건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2023년에도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보려 합니다!







*2023년 1월의 월간 리브레 일러스트는 아라쿠 농부들의 1월 달력으로 준비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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