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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뉴스레터 #6 보릿고개와 생두 품질 외

작성자 커****(ip:)

작성일 2021-03-15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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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커피 리브레 생두 뉴스 레터 3월호

산지 상황

산지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에티오피아와 케냐는 수확이 끝났고 일부 선적이 시작됐다.

올해 에티오피아는 작년보다 수확이 한 달 정도 빨랐지만

수확시기를 앞두고 비가 많이 내리고 습한 날씨가 길어지면서

예년과는 꽤나 다른 향미 특성을 갖게 된 것 같다.

지난 달부터 에티오피아만 200여 개 이상의 샘플을 체크했는데

올해는 에티오피아 수세식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플로럴함과 폭발적인 산미를 가진 커피 찾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그런 향미를 가장 잘 보여주던 예가체프는 꽤나 충격적일 정도다.

실제로 며칠 전 발표된 컵오브엑셀런스 예선을 통과한 150개의 리스트 정보를 보면

정말 대부분이 내추럴이고 그나마 예가체프 와시드는 찾아보기가 힘든 정도다.

현지 정보에 따르면 예가체프 지역에

특히 비가 많이 내리고 습한 기후가 지속하면서 산미를 많이 잃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중 예가체프가 가장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아이템이지만,

좋은 예가체프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

올해는 오히려 괜찮은 시다모/구지를 선택하는 것이 품질 면에서 나은 선택이 될 듯하다.

흥미로운 것은 예가체프는 내추럴도 그다지 매력적인 샘플을 만나지 못했는데

다른 지역 내추럴은 CoE 예선 리스트가 보여주듯 훌륭한 품질이 다수 있었다.

올해는 에티오피아 생두/원두 시장이 흥미로울 것 같다.

중미는 올해 수확이 예상보다 더 늦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고지대 커피들은 수확 초반부 커피가 아니라면

아직 샘플이 도착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커피 수확 시기는 건기에 해당하는 데도 불구하고

이상 기후로 인해 최근에는 비가 내리는 경우가 꽤 있다.

비가 아주 살짝 내리면 오히려 열매 성장을 촉진하고

품질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수확 시기에 비가 많이/오래 내리면

나뭇가지에서 잘 익은 무거운 체리가 땅에 떨어지거나

체리가 물을 머금어 표면이 갈라진다.

이렇게 갈라진 체리는 급속하게 썩기 시작하는데

펄핑 전에 손으로 일일이 골라내야 한다.

보릿고개와 생두 품질

생두 보릿고개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진공으로 포장되지 않은 중미 생두들은 이미 힘을 많이 잃을 때다.

상대적으로 상미 기간이 긴 에티오피아조차

지금쯤이면 산미와 플로럴한 느낌이 저하된다.

생두 상미 기간은 생두 자체의 특성(조밀도, 수분 함량/수분 활성도, 건조 과정 등)뿐만 아니라

포장, 운송 및 보관 조건에 따라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난다.

생두가 수확된 지 일 년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일단 생두 색깔이 옅어지며 점점 연한 연두색으로 변해간다.

맛과 품질에의 변화는 더 두드러진다.

산미와 플로럴함을 가장 먼저 잃기 시작하면서 시러피한 단 맛이 떨어지고

너티/몰티한 단 맛 위주로 단조로워진다.

동시에 살짝 물에 젖은 종이 필터 맛부터 시작해서 점점 나무 맛이 심해진다.

클린컵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쓴맛이 올라온다.

이런 경우, 이미 구매한 생두라면 최대한 빨리 소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생두 갖고 좋은 맛을 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생두를 대체할 아이템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다.

문제는 보릿고개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블렌딩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나무 맛이 나는 생두를 쓰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블렌딩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애초의 목적은 품질 안정성이기 때문에

품질 저하를 무릅쓰고 비율 자체를 유지하려는 것은 주객전도라고 생각한다.

시간의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리브레는 다이렉트 트레이드로 들여오는 중남미 생두 전부는

예전부터 냉장 컨테이너를 사용하고 있고 마이크로 로트는 진공 포장한다.

생두 창고의 온도 관리도 잘 이뤄지고 있다.

나는 큰 비용이 추가되는 이런 노력들이

더 오랜 상미 기간으로 이어진다고 믿고 있다.

생두 리스트

현재 케냐, 에티오피아가 품절되고

대부분의 중미 커피들도 빠진 상태라 생두 판매 리스트가 초라했는데

지난주에 뉴크롭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이 들어오면서 다시 풍성해졌다.

간단하게 국가별로 살펴보자면,

볼리비아는 10여 개 로트가 판매 리스트에 올라갔다가

열흘 만에 세 개가 품절된 상태다.

작년보다 환율이 좋아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

사마이파타 지역 커피(트라피체, 플로리폰디오)는 단맛이 좋은 편이고

카라나비 지역(아르칸헬, 알라시타스, 타이피플라야)는 산미가 좋은 편이다.

알라시타스 게이샤는 중상급 파나마 게이샤에 가까운

플로럴함과 훌륭한 산미를 갖고 있다.

자바는 너무 강한 화력으로 빨리 볶는 것보다

캬라멜라이즈 구간을 조금 늘려주는 방식으로 열을 공급하는 것이

발현에 훨씬 유리하다.

내추럴 로트는 1차 크랙 진입과 함께 달리기 시작하는데

DT를 확보하기 위해 화력을 너무 인위적으로 과하게 줄이면

오히려 풋내가 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DT가 아니라 맛이다.

볼리비아 내추럴 로트들은 과하게 와이니 하거나 푸르티하지 않고

딸기 계열의 깔끔한 스타일이다.

브라질은 회사가 생긴 이래 처음 수입하는 품목이어서

걱정과 기대가 반반이었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순식간에 모든 로트가 품절됐다.

85.5에서 86.5 사이, 7000원-8000원의 싱글 오리진과 블렌더

모두 사용 가능한 품목으로 들여왔는데

생각보다 블렌더 수요가 더 많은 것 같다.

브라질 샘플을 요청해 둔 상태다. 다음 브라질을 기대해 본다.

르완다 기항가 블렌더가 추가 입고됐다.

지난번에 들어온 컨테이너가 조기 품절되는 바람에 블렌더 요청이 많았다.

예전보다 쥬시하고 화사함은 살짝 떨어졌지만,

조청의 단 맛과 잘 익은 감귤의 산미를 여전히 잘 갖고 있다.

폭발적인 쥬시함에 포커스를 맞춘 약배전보다는

2차 크랙 직전/직후 정도의 싱글 오리진으로 추천하고

이 정도 배전도나 2차 넘어가는 블렌더로 아주 매력적이다.

배전도가 꽤 높아져도 라틴 아메리카 생두와는 다르게

은은한 산미가 남아있어 복합성을 부여하다 보니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중강배전 블렌딩에 감칠맛을 더한다.

이런 용도로 추천하고 싶다.

페루도 마이크로 로트 구매는 처음이다.

워낙에 잠재력이 좋은 산지지만

아직 인프라와 스페셜티 커피 생산/가공을 위한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해서 수입을 미루고 있었다.

생산량도 많고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국토에서 커피를 생산하면서

지역에 따른 수확 시기도 차이가 있는 편이다.

이번에는 대부분이 북부 카하마르카 지역의 로트들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라틴 아메리카 와시드의 교과서 같은 향미/품질이다.

중미 지역 산지들이 과하게 유행을 타면서

허니/내추럴/무산소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와시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최근 중미 CoE 리스트를 보며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4개 로트가 열흘 사이 품절되고 현재 11개 로트가 판매 중이다.

내 기준으로 86.5에서 87.25 사이의 로트들이다.

와시드는 깔끔하고 쥬시하고 내추럴도 깨끗한 스타일이다.

보릿고개에 더욱 빛나는 페루 커피다.

아직 중미 커피만큼 지명도가 높지 않지만,

한 번 접하면 선입견은 쉽게 사라질만하다.

콜롬비아는 계속 뉴크롭이 추가되고 있다.

얼마 전 입고된 게이샤는 며칠 만에 동났고

핑크 부르봉은 로트 사이즈가 큰 하나만 남아 있다.

나리뇨 마이크로 로트들은 정말 달콤하고 매력적이다.

로트 간 품질 차이는 거의 없다.

싱글 오리진용으로 강력 추천한다.

카우카 지역 커피들은 가격 대비 품질이 아주 좋다.

9000원 토토로는 86.5 이상 나온다.

칼도노는 86.25+ 줬다.

카우카 지역은 시트러스 한 산미가 매력이다.

산미가 부담스럽다면 단맛이 좋은 나리뇨를 추천한다.

우일라는 9000원 로트들도 모두 86.25 이상 나온다.

매번 말하지만, 가성비로 콜롬비아를 따라갈 산지는 라틴 아메리카 통틀어서 없다.

8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나리뇨 파스토는

가격이 낮게 책정되었을뿐 싱글로도 손색없다.

단맛과 바디가 좋아 블렌더로 제격이다.

콜롬비아는 큰 나라다.

우일라, 카우카, 나리뇨의 지역적 향미 특성은

중미의 다닥다닥 붙어있는 나라들이 가지는 차이 그 이상이다.

나는 보릿고개 최고의 선택은 콜롬비아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솔직히 이 가격에 이 품질을 중미 커피에서 찾기란 보릿고개 아니어도 쉽지 않다.

콜롬비아의 이 지역들은 일 년에 2번 수확하고

수확시기는 2-3달에 걸쳐 있기 때문에

거의 연중 뉴크롭이 생산된다고 볼 수 있다.

콜롬비아는 앞으로 연중 계속 들여올 계획이다.

 

온두라스는 작년 가을 늦게 입고됐다.

온두라스에서 가장 재배 고도가 높은

차기테 지역 커피 수확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판매를 늦게 시작했고

중미 커피 가운데 아직까지 가장 많은 로트가 남아 있다.

전부 냉장 컨테이너에 실어 왔고 진공 포장했기 때문에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파라이네마 로트들이 전부 품절돼서

우리가 쓰려고 남겨 놓은 로트 몇 개를 새로 업데이트했다.

파라이네마는 게이샤 대체품으로 제격이다.

조밀도가 낮아 약배전 해도 잘 익고 또 약배전해야 플로럴한 산미를 즐길 수 있다.

흑설탕/조청 같은 단맛이 훌륭하다.

있을 때 구매하기를 권유한다.

온두라스는 중미 커피 가운데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중미 안에서는 가장 잠재력이 좋은 산지다.

미시기후가 매우 발달해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차이가 다른 중미 국가들에 비해 큰 편이다.

복합성이 뛰어나다.

단, 엘파라이소 지역의 파라이네마를 제외하면 조밀도가 대체로 높은 편이다.

특히 2000미터에 육박하는 차기테 지역의 온두라스 커피

숙련된 로스터가 아니라면 쉽게 권유하지 않는 편이다.

제대로 익히면 매우 뛰어난 복합성과 플로럴, 쥬시를 보여준다.

리브레의 경우로만 보자면, 온두라스는 중미 커피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산지다.

선입견은 맛과 품질로 깰 수 있다.

비엘 양도 판매와 대량 구매 할인

올해부터 비엘 양도 판매와 대량 구매 할인을 시작했다.

비엘(선화증권, 일종의 물건 교환증) 양도는 일종의 구매 대행이라고 볼 수 있다.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도착하면 비엘을 쪼개서

납세/통관/검역/운송/보관을 구매업체가 직접 진행한다.

물론 통관 및 일체를 지원해줄 업체까지 소개한다.

50백(3톤) 이상 구매 조건이긴 하지만

생두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방식이다.

보관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창고를 섭외해 드린다.

보관료가 생각보다 매우 저렴하다.

대량 구매 할인은 현재 창고에 있는 생두를 대상으로 한다.

대금 일시 지급을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지만,

구매량과 보관 기간, 대금 지급 방식에 따라 할인 폭은 조정될 수 있다.

최근 콜롬비아 비엘 양도 건을 진행했고(83+)

앞으로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인도 등

올해 들어오는 모든 뉴크롭에 대해 진행할 예정이다.

대량 구매 할인 마찬가지.

관심 있는 지역의 생두를 미리 알려 주면

샘플링 단계에서 가격과 품질을 제안해 드린다.

리브레가 제안하는 블렌더 성격이다.

문의는 서필훈 pil@coffeelibre.kr유종규 qu@coffeelibre.kr 로 하면 된다.

올해는 새로운 산지와 뜸했던 산지 커피를 소개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언제부턴가 샘플도 확인하지 않고

구매부터 해주시는 고객들이 많아져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만큼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로 산지에 나가서 보내던 3-4개월의 시간 대부분을

생두 관련한 업무로 보내고 있다.

그게 내가 지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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