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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뉴스레터 #1 마이크로 로트에 대해서

작성자 커****(ip:)

작성일 2020-08-13 14:07:00

조회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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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마이크로 로트에 대해서

 

마이크로 로트는 흔히 농장 내 커피밭의 구획 공간 혹은 그곳에서 수확한 커피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판매용 마이크로 로트는 커피나무를 심은 구획 단위(일종의 번지수)로 구성할 수도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옥션에 출품할 마이크로 로트 같은 경우에는 더욱더. 

옥션에 내는데 품질이 중요하지 특정 번지수 커피로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애당초 ‘마이크로 로트’라는 의미도 구획을 가리키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쉽게 말하면 마이크로 로트의 의미는 ‘소분 판매’에 가깝다.

마이크로 로트를 만드는 대표적인 기준 몇 가지만 소개한다.



1. 수확 날짜

 스페셜티 커피 농장은 미시 기후나 품종 특성, 농장 내 고도차에 따라 수확 횟수 차이가 크게 난다. 

보통 5-6번에 걸쳐서 수확하지만, 더 많이하는 경우도 있다. 핀카 리브레는 올해 수확을 40차례 했다. 

즉, 같은 구획이라고 해도 수확은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된다. 보통 그 커피들을 수확한 로트 이름으로 섞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같은 로트라고 해도 수확 시기에 따라 품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커피 수확은 지역 차이가 있지만 

보통 2~3달 내외에 걸쳐서 이뤄지는데 최종 결실이 마무리되는 그 시기에도 기후는 변화하기 때문이다. 

수확 시점에 따라 같은 로트 내에서도 점수 차는 3~4점까지 벌어진다.



2. 발효

수확 시기가 한창일 때는 농장의 발표 탱크 용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수확한 커피 체리를 놔두면 바로 상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따로 의도한 프로세싱이 있지 않다면 바로 펄핑과 발효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 농장에는 발효 탱크가 하나밖에 없는데 1번 로트에서 당일 수확한 커피 양이 발효 탱크 반밖에 안 된다. 

그럼 2번과 3번 로트에서 수확한 커피는 어떡해야 하나? 당연히 섞어서 발효한다. 그러면 이렇게 나온 로트의 양은 마이크로 로트 사이즈고 

그렇게 팔리겠지만 그것은 구획한 로트 기준이 아니라 발효 탱크 로트가 된다. 개별 농장이 아닌 아프리카 와싱 스테이션에서 의미하는 로트는 

보통 발효 탱크별 로트라고 보면 된다. 최소 수십 명에서 백 명이 넘는 생산자가 당일 수확한 커피 체리가 한 발효 탱크에 섞여서 가공된다. 

이 수많은 생산자의 커피가 섞인 발효 탱크 로트를 특정 품종으로 한정해서 언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 품종

같은 농장, 같은 고도라고 해도 품종마다 커피 체리가 익어가는 속도가 다르다. 

예를 들면 부르봉은 다른 품종에 비해 조금 더 빨리 익고 파카마라는 늦게 익는다. 로트를 구획할 때 단일 품종으로 만들었다면 다행이지만 

로트 구분 없이 농장 이곳저곳에 나누어 심는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멀쩡한 커피나무 베어내고 최소 3년 수확하지 못할 묘목을 심는 것은 

생산자 입장에서 큰 손해를 감수하는 모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구획 로트 안에서 다른 품종이 자라고 있던 셈인데 이것을 로트 기준으로 섞을까? 

카투라와 카투라이처럼 특별하지 않은 품종들이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생산자들도 소비자가 더 선호하는 품종이 무엇인지 대개는 알고 있다. 

따라서 구획 로트와 상관없이 부르봉, 티피카, 자바, 파카마라 등의 품종은 따로 수확해서 품종 기반 마이크로 로트를 만든다.



4. 품질

컵오브엑셀런스나 옥션에 출품할 커피를 마이크로 로트로 준비할 때, 현명한 생산자는 구획 기준만으로 구성하지 않는다. 

이미 수확할 때 구획, 수확 시점, 품종, 발효 방식 등의 기준에 따라 나노 로트 수준으로 세분화해서 건조 및 휴지 과정을 거친 후 

개별 커핑해서 높은 점수대의 나노 로트들을 합쳐서 출품할 마이크로 로트를 만든다. 당연히 같은 구획 로트에서 나온 커피로만 

출품 로트가 만들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출품용 로트에서 중요한 것은 커핑 점수일 뿐이다.



5. 결실도

생산자들도 발전한다. 검붉은 색 체리가 언제나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지 않는다. 기후와 지역적 차이가 있다.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말해보자. 검붉은 색 체리가 단맛이 좋다면 붉은색 체리는 산미가 더 좋을 수도 있다. 

특정 구획 로트가 비슷한 고도에 있고 같은 품종이라면 비슷한 속도로 익어서 균일한 수확 시점을 가질 것이다. 

같은 번지에서 한 번은 검붉은 색에 수확하고 다음에는 붉은색에 수확해서 섞을 수도 있고 1번지에서 검붉은 체리를, 

2번지에서 붉은색 체리를 같은 날 수확해서 섞는 방식으로 마이크로 로트를 구성할 수도 있다. 

어느 위치에서 수확하느냐 보다 더 높은 품질을 만들어야 마이크로 로트로 굳이 판매하는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마이크로 로트는 그 자체로 소분 판매의 의미일 뿐 

농장 내 특정 구획에서 수확한 커피가 아닐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마이크로 로트 정보에 농장 내 구획 이름이 표기된 경우라고 한다면 해당 구획에서 수확한 것이 맞다(메이비^^;). 

반대로 구획 이름이 따로 쓰여 있지 않다고 위에서 언급한 기준이나 방식으로 섞은 것이 분명하다고 믿을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귀찮거나 깜빡하고 안 썼을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냐? 

생산자한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메이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농장 내 어느 위치에서 수확했다거나 

어떤 기준으로 로트를 구성했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품질일 뿐이다. 

고도, 품종, 가공 방식, 로트 이름, 농장명, 지역명 등 모든 생두 정보는 품질 앞에 무의미하다. 

맛있으면 장땡일 뿐이다. 나머지는 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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